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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지분가치 지켜주는 감자라니?(2편)

  • 아침뉴스 3選
  • 2021-11-14 20:03
  • (글로벌모니터 김수헌 기자)
(1)과 같은 주식병합 감자를 하면 주식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주가를인위적으로 높여준 뒤 거래를 합니다. 예컨대 A사의 주가가주당 1만원인 상태에서 주식병합 감자로 주식수가 절반으로 감소한다면, 주가를 2만원으로 조정하여 거래합니다.
A사의 주주 달봉이가 감자 전 보유한 주식 10주의 가치가 10만원이라면, 감자로 주식수가 5주로 줄어도 보유주식 가치는 10만원이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감자 기준주가를 조정한 뒤의 주가는 시장에서 정해지는대로 흘러가겠죠. 주가는 2만1000원, 2만2000원이렇게 상승할 수도 있고, 1만9000원, 1만8000원 이렇게 하락할 수도 있습니다.

(2)와 같이 액면가 감액 감자를 하면 주식수가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주가를 인위적으로 조정하지 않습니다. A사 주주 달봉이는 감자 전후로 10주를 그대로 갖고 있기 때문에 시세(1만원)가 변하지 않는다면 보유주식 가치는 그대로 10만원인 것이죠.

앞에서 언급한 두산인프라코어, 제주항공, 삼성중공업, 대한전선 등의 회사는 액면가 감액 감자를 하면 주주의지분가치 훼손이 없다고 말합니다. 이 말은 주식병합 감자를 하면 지분가치 훼손이 발생하지만, 액면가 감액감자는 훼손이 없다는 것을 강조하는 의미로 읽힙니다. 하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대한전선 사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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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는 어떤 형식의 감자이든 이론적으로는 주주 보유 지분가치에 변함이 없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죠.

회사가 이익을 많이 내서 결손금을 해소하지 못하고 감자라는 방법을 동원하여 결손금을 해소하는 방식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다는 것은, 그만큼 회사 상황이 안 좋다는 겁니다. 적자가 많이 누적되어 있다는 것이죠. 자본잠식에 들어갔거나 자본잠식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은 회사들이 결손금 보전을 위해 감자를 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따라서회사가 감자공시를 하면 주가는 대개 하락합니다.

한편으로, 이럴 수는 있겠습니다.

주식병합 감자를 하면 감자비율만큼 주가를 인위적으로 상향조정한다고 하였습니다. 50% 감자를 하면 주가가 두 배로 조정됩니다.

1만원하던 주가가 갑자기 기준주가 2만원인 상태에서 거래가 시작되는 것이죠. 당연히 주가가 비싸게 느껴질 것입니다. 만약 5대1의 주식병합감자(80% 감자)를 한다면 주가는 1만원에서 5만원으로조정될 것이고, 10대1 감자(감자비율 90%)을 한다면 주가는 10만원으로 조정될 것입니다.

갑자기 주가가 5만원, 10만원으로 튄다면 아주 비싸게 느껴지기 때문에 그 주가를 유지하지 못하고 흘러내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게 되면 주주가 보유한 지분가치는 감자 이후에 계속 떨어지게 되겠죠.

이런 점에서 본다면, 액면가 감액 감자의 경우 주식수변동없이 지금까지의 주가흐름이 연속되므로 상대적으로 주식병합감자에 비해 주가 악영향이 덜하다고 할 수는 있겠습니다. 그렇다고 하여도 액면가 감자는 주주 지분가치를 유지해주는 것이고 주식병합 감자는 훼손시키는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감자는 어떤 감자건 이론적으로는 지분가치 훼손이 없지만 현실적으로는 주가를 하락시켜 지분가치를 떨어뜨린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그렇다면 액면가 감액방식 감자는 항상 주식병합 감자보다 악영향이 덜할까요?

제주항공 등은 액면가 감액 감자를 한 뒤 유상증자를 합니다. 삼성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대한전선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감자는 장부상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숫자놀음입니다. 감자를 하여 감자차익을 얻는다고 해서 돈이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회사가 필요한 것은 운영자금입니다. 따라서 감자 뒤에는 일반적으로 유상증자가 이어집니다. 회사 필요자금을 조달하는 것이죠.

액면가 감액 감자를 하면 주식수가 유지된 상태에서 증자(신주발행)에 들어갑니다. 제주항공의 경우 기존 발행주식 3850만주가 그대로 있는 상태에서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새로 1126만주가 발행됩니다. 주식수가 거의 5000만주 수준에 육박합니다. 그만큼 주당가치 희석효과가 발생하는 것이죠.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겁니다.

주식병합 감자는 주식수를 확 줄였다가 증자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주당가치희석 효과는 작습니다. 따라서 액면가 감액 방식이 주가 악영향이 항상 작다고 말하기도 어렵습니다. 주주의 지분가치를 지켜주는 방식의감자라는 것은 더더욱 아니고요.